2022.04.26 (화)

세상을 입다, 비건패션

랄프 구하기(Save Ral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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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미국 동물 애호 협회 (HSUS_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에서 화장품 동물 실험 반대를 주장하기 위하여 단편 영화를 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3분 54초로 매우 짧은 분량이었음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영화는 주인공인 토끼와의 인터뷰로 진행되는데, 그의 이름은 ‘랄프’이다. 오른쪽 눈은 멀었고, 한 쪽 귀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그저 소리가 울릴 뿐이다. 등에는 화학 화상이 입혀져 있으며 그는 매일같이 실험실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한다. 이처럼 랄프는 매일 인간들을 위한 각종 화장품 실험에 동원되어 끔찍한 고통을 참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랄프는 이러한 실험은 모두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함이라며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인 인간을 위해 일하는 것이 기쁘다며 본인의 고통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수많은 동물이 잔인하게 희생되어 왔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가? 다행히도 한국에서는 2015년, 화장품 동물 실험 금지법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가죽, 모피, 울 등의 동물성 소재로 만든 옷과 같이 동물들은 인간의 이기심에 희생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는 방안인 비건 패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비건 패션이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옷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비건(vegan)은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이처럼 동물보호 활동가를 비롯하여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동물도 인간과 같이 고통과 감정을 느낄 줄 알며 그들만의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비건 패션은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살아 있는 동물의 털을 뽑거나 산 채로 가죽을 벗겨내는 등 잔인한 학대를 가하는 것을 엄격히 지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건 패션’이 우리의 의복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럼 비건 패션이 우리의 의복을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 우리가 평소에 쉽게 접하고, 많이 사용하는 동물성 소재인 가죽은 합성 피혁으로, 울이나 모피는 나일론이나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 소재로, 실크는 나일론, 레이온, 폴리에스테르, 텐셀 등의 소재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동물성 소재들도 충분히 대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여 동물들의 희생을 굳이 강요할 이유가 있을까?

 

 

‘No animals should suffer and die in the name of beauty.'

- '아름다움의 명분 아래 어느 동물도 고통받거나 죽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동물 학대에 대한 비판 의식과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많이 듣고 접했던 유명 패션 브랜드들도 이러한 인식 변화에 발맞추어 모피로 만든 의류 라인을 없애고 '퍼 프리(fur free)'를 주장하는 등 비건 패션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평소에 쉽게 접하는 패션 브랜드들을 비롯하여 명품 브랜드들도 2016년 모피 사용을 중단했으며,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런던 패션 위크는 2018년 9월 패션쇼부터 모피로 만든 옷을 금지하는 등 동물성 소재를 지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게다가 중앙 정부가 앞서서 모피 생산이나 판매를 금지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는데, 2000년 영국은 세계 최초로 동물 학대를 우려해 모피 생산을 위한 동물 사육을 금지하였고, 이후 오스트리아, 덴마크, 체코, 노르웨이 등의 국가가 뒤따라 모피 생산을 금지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모피 판매 자체가 금지되기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동물의 희생을 강요하는 동물성 소재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잔인한 동물 실험과 동물들의 희생에서 비롯되는 동물성 소재의 대체를 위한 방안인 비건 패션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동물이 희생되어 왔다. 이제는 랄프와 같은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서 더는 불필요한 희생을 겪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함께 랄프를 구하기 위해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소비 습관을 지녀보지 않겠는가?

 

 

기사 김영은

편집 강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