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6 (토)

군함도, 진실의 행방

 

 

 군함도,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2015년 7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일본어로는 ‘하시마’이지만 일본의 해상 군함 “도사”를 닮아 군함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1940년대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루어졌던 곳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2015년 근대 산업 시설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1940년대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 아래서 강제로 노동한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고 정보 센터 등을 세워 희생자들을 기리겠다고 약속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일본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2021년 7월 12일 유네스코가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 왜곡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군함도는 1810년에 한 어부가 암초에 노출된 석탄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1890년, 미쓰비시 합자회사가 군함도를 매입하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해저 탄광이 개발되고 매립되며 채탄 산업 도시가 됐습니다. 1943~45년 사이 500~800여 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강제 징용되었으며 군함도는 가스폭발 사고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갱도 옆으로 누워 석탄을 캐는 하루 12시간의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노동자의 기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어서 조선인들에게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는 지옥문’이라 불리었으며 섬은 “지옥 섬” 또는 “감옥 섬”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탄광이 비좁기 때문에 강제징용을 당한 조선인들 중 10대 소년이 상당수라고 합니다. 또한 열악한 환경으로 질병 및 영양실조로 사망한 조선인만 122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군함도는 석유의 등장으로 인해 석탄 사용이 감소하자 1974년 1월 15일에 폐광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 군함도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고 1년에 약 59,000명이 섬을 방문하며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군함도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약 3배 증가했다고 한다. 관련 홍보 책자에서는 과거의 강제징용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없으며 탄광 도시로 호황을 누리던 화려한 과거만 강조한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군함도는 “이 서양권 최초 산업혁명의 물증들이 집적된 곳”이 신청 이유였는데 메이지 시대 건축물은 다 무너져가는 약 3m의 제방 하나뿐이며 나머지는 메이지 시대 이후 세워진 현대식 건물입니다. 이처럼 신청 이유에는 여러 모순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등재 당시에도 ‘당시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이 강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 ‘인포메이션 센터와 같은 희생자를 기릴 수 있는 조치를 해석 전략에 포함하겠다’ 등 2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6월 일반인에게 공개한 산업 유산 정보 센터(도쿄 인포메이션 센터)에 오히려 강제 노역을 부정하거나 조선인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었다는 등의 자료나 일본인의 증언을 전시했습니다. 이에 국제적 비판이 잇따랐으며, 우리 정부도 공식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와 세계기념물 유적협의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2021년 7월 2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는 일본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 불이행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습니다. 결정문에는 ‘당사국이 관련 결정을 아직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징용 정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권고에 대한 이행을 담은 보고서를 2022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일본은 현재 식민 지배와 같은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인정 및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교과서에는 식민 지배에 대해서도 사건만을 단순히 나열하고 있으며 보통 일반 사람들은 TV와 같은 미디어로 역사를 접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일본에 대한 불리한 내용은 가르치지 않고 잘못된 역사를 진실로 알게 되는 일본인이 많습니다. 일본이 제국주의 시대의 만행을 덮었다면 반면에 독일은 역사를 통해 과거의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며, 유대인과 같은 피해자 입장을 중심으로 교육합니다. 또한 독일의 고등학교에서는 수학여행지로 가장 많이 가는 장소가 과거 유대인 강제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라고 합니다. 제 3제국 최대 규모의 강제 수용소였던 장소에 방문해 요새화된 벽, 가스실, 소각장, 교수대 등 이곳에서 벌어졌던 대학살을 고스란히 보고 마음으로 역사를 깊이 새긴다고 합니다.

 

 독일과 같이 일본에서는 과거에 있던 만행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현대 사회에서 피해자들을 기리는 마음을 가지고 올바른 사실에 대한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등재 당시의 약속한 2가지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하며 부끄러운 과거를 덮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역사는 역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과거를 보여주며 우리의 거울입니다.

 

 

기사 황윤진

편집 강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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