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8 (수)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기억하고 있나요?

URL복사

 

 

 

 

“우리 머릿속에는 캡처한 사진들과 사진의 맥락을 둘러싼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했다.

깜깜한 가해 현장에서 멈췄던 우리의 시간이 햇빛을 받아 흐르기 시작하고 두 다리와

마음은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말할 때> 中

 

 

2020년 3월

 지난 2020년, 이십 대 초중반의 평범해 보이는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들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적 약자에게 잔혹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박사방’, ‘N번방’ 사건으로 잘 알려진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득하거나 개개인의 신상으로 위협하며 피해자들을 성착취의 굴레로 빠지게 한 이 사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들은 사람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며 심지어는 어린 아이까지 성적 대상화 하였으며, 특히나 심각한 점은 이 사건의 가해자와 가담자는 다 파악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반인륜적인 짓을 저지른 가해자들의 실태를 보며,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마자 ‘텔레그램 탈퇴 방법’이 연관검색어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며, 디지털 미디어 성범죄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2020년 3월, 그 후의 이야기

 이 기사에서 우리가 살펴볼 것은 조금 다른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성범죄와 텔레그램 성착취’라는 사회적 이슈가 어느 정도 잠잠해진 후의 이야기를 살펴볼 것이다. 그 전에, 독자들에게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다.

 성범죄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알리지 않는 이유는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2차 가해란,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을 근거로 하여 무분별한 모욕을 행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시선, 즉,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사회의 억압이 그들을 옥죄었다.

 KBS의 취재 기사 ‘N번방 이후’에서는 2차 가해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피해자임에도 본인의 사진이나 영상이 올라올까 전전긍긍하며 매일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하고,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며, 하루에도 수백 개씩 쏟아지는 추측성 댓글에 상처받는다. 자극적인 정보에 반응하는 대중들에, 긍정적인 움직임이나 팩트는 뒷전인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흐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는 디지털성착취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적극적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관련 법안에 대해 꾸준히 조사 및 입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

 우리가 이 사건에서 살펴보아야 할 시사점은 이것이다. ‘우리는 계속 기억해야만 한다’는 것, 즉, 피해자의 고통과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을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많은 정보들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방금 봤던 뉴스 기사도, 새로운 소식도 며칠, 몇 시간만 지나도 가볍게 잊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러한 태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 여론은 힘이 있다. 사람들이 주목함으로써 언론과 미디어는 그 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보내고, 그에 따라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기사 유솔미

편집 김은수